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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ör många


[위자드팩토리] 심플한 시계-W [세계 표준시 지원]




방명록 ekosbok

안녕하세요.

놀러왔다가 가시면서 방명록에 글 남겨주세요.

종종 보면 누군가가 내 블로그를 참 자세히도 보고 가시는데, 궁금해요.

글 남겼다고 쫓아가서 스토킹하지 않을게요. 




일이 안되니 일기를 쓴다 ekosbok

싱숭생숭한 하루였다. 일단 더블생리가 겹쳐서 달걸이천이 모자랐다. 급히 세탁기를 돌리고 천을 주렁주렁 널어놓고 배아프다고 용트림하는 마늘을 달래줬다. 생리통으로 이정도니 출산은 어떻게 하려고. 그 다리는 그때가서 건너면 되느니라. 칼럼을 쓰다가 한두번 정도 울 뻔했다. (칼럼은 나중에 공개) 

어제는 부산지역 외국인들이 하는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보러 갔었는데 연기가 의외로 훌륭했다. 대단한 그녀들. 그러나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아직 암흑속에 사는 사람에게나 놀라운 경험이지 나처럼 이미 생각이 좀 깨었고 세상이 불의로 가득함을 익히 알고있으며 나의 버자이너나 성생활에 대해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참 피곤한 연극이었다. 그래도 외국인 친구를 사귄다는 목표는 어느정도 달성한 것 같다. 만세. 

외국인들은 한국에 왜 올까? 그리고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왜 그렇게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까? 거의 4년째 살고있는 젊은 여자들도 많던데 한국인과 결혼한 것도 아닌듯 했다.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동성애자 가족구성권 ekosbok

인간이라면 모두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고 자식을 키울 권리가 있습니다. 내게도 주세요. 아무 생각없이 결혼해서 애 낳고 마누라 패고 자식 패는 술고래들에게는 주면서 이쁜 마누라 애지중지 잘 돌보는 내게는 왜 주지 않나요. 전두환도 주고 이명박도 주면서 내겐 왜 안주나요. 살인을 해도 사기를 쳐도 현재 수감자라도 이성애자라면 혼인신고도 하고 친권도 얻는다던데. 내가 그들보다 잘났으니 내게 가족 구성권을 달라는 얘기는 아니구요, 그냥 나도 사람이니 내게도 줬으면 합니다. 내가 실종되면 우리 마늘은 경찰에 위치추적을 의뢰할 권리도 없다능. 사고로 죽어도 연락도 안해주고. 나빠요.  



가구병과 까만 키튼 ekosbok

그저께는 torrential rainstorm이 부산을 강타했고 어제는 거짓말처럼 한여름 날씨였다. 

그제는 아침에 무스를 만나러 갔다가 한 두시간 정도 그의 인생 서사를 듣고 있었다. 그렇게 불행을 고집하는 사람도 참 오랫만에 봤다. 

뱐님네 놀러가서 점심으로 와인과 초밥을 먹었다. 오랫만에 대낮에 와인을 마시면서 손가락으로 생선초밥을 집어먹으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가 없었다. 뱐님 책들 받아와서 집에서 마늘과 뒹굴다가 글을 조금 썼다. 부모님을 주제로 글을 쓰는데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그 사람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부모님이 이미 죽었다는 느낌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 몸쓸 가구병(가슴에 구멍병) 증상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마늘에게 자꾸 안아달라고 했다. 


어제는 날씨가 한여름이라 산책을 했다. 오가다가 화단에서 빽빽 우는 새까만 아기 고양이를 발견했다. 닭가슴살 통조림을 사다줬더니 먹을 줄 모를 정도로 갓난아기였다. 엄마 어디갔니. 우유를 사다줬는데 그것도 못먹었다. 내가 소냐, 이걸 먹게, 하며 계속 빽빽 울었다. 그냥 길가에 버려두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다. 집으로 돌아와서 고양이들을 차례로 안아주며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줬다. 그리고 네가 얼마나 운이 좋은 고양이인지 아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급식량을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지금도 계속 떠오른다. 미안해, 우리 집엔 이미 고양이가 세마리란다.  


스펠맨과 납치범 drömmar

나는 어제 일기를 쓰지 않은 나쁜 사람이므로 오늘은 드뤼말과 일기를 하나씩 올리겠다.

지지난밤엔 오랫만에 꿈속에 고등학교 동창이 나왔다. 고등학교를 워낙 자주 옮겨다녀서 딱 일년 같이 학교를 다녔는데 꽤나 매력적인 아이였고 우리학년 전교 일등이었다. 떳떳하고 멋진 아이였지만 전교일등의 포스는 없었다. 그땐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바이였고 그때까지만 해도 나랑 사귈 수도 있는 여자중 그 아이만큼 매력적이고 멀쩡한 애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렸을 때 펼쳤던 숱한 구애작전들에 비하면 이 아이에 대한 관심은 시들했다. 안 넘어갈 나무를 찍으며 괴로워 하며 그 괴로움을 바탕으로 이틀만 지나도 도저히 손발이 오그라들어 떠올릴 수 조차 없는 시들을 써내리는 편이 더 재밌었으니까.  카틸리지를 뚫어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걸 보고 나도 하고싶어졌었다.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 되고싶은 아이였다. 같은 대학에 원서를 넣었는데 걔는 붙고 나는 떨어졌다. 걔랑 대학을 같이 다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보스턴이 아니라 시카고에서 대학을 다녔더라면 지금쯤 나는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있을까?

꿈속에서의 설정은 우린 이미 예전에 사귀었던 사이였다. 방에 들어서자 그녀의 새하얗고 풍만한 엉덩이, 허벅지가 보였다. "하나도 안변했네"라고 하면서 감격스러워했다. 나의 섹스꿈들은 대체로 사랑하는 여인의 숨막히게 아름다운 몸을 보거나 만지면서 감격스러워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연인의 나체를 보면 감격스럽지 않나. 

세편의 꿈을 꿨는데 두번째 꿈은 생각나지 않고 세번째 꿈은 Desperate Housewives에 나오는 Susan의 어린 딸을 납치하는 내용이었다. 집에 쳐들어가서 애 머리에 총을 겨누고 경찰을 부르면 애를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곤 애를 데리고 멀리멀리 도망쳤다. 애가 나와 잘 지내게 되고 경찰에 잡히지도 않아서 애를 잘 키우며 산다는 결론이었다. 인공수정 안된다고 하니까 별 꿈을 다 꾸는구나.  

정자 기증자랑 결혼 ekosbok

어제는 자전거를 타고 24km 정도를 질주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게 내 삶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예년엔 이런 날씨를 만끽하는 건 꿈도 못꾸고 그저 창밖에 쏟아지는 햇살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산더미같은 학기말 소논문들을 찍어내곤 했었는데. 학교 안다녀서 허전하지만 이런 날에는 학교 안다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안뛰었다. 이래서 풀마라톤 뛰겠나. 밀린 거리를 오늘 몰아서 뛸 수도 있지만 오늘은 비가 온다.  

알아보니 비혼여성에서 인공수정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한다. 허수경은? 하고 물었더니 의사가 경기를 하면서 허수경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며 분개했다고 한다. 함께 아이를 망치는 부부들도 많은데 혼자 잘 키우면 안되나? 결국 정자 기증자랑 계약 결혼을 해야하나? (이거 읽으시는 분들 혹시 주변에 정자 기증자가 되고픈 허우대와 생각 멀쩡한 남자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그냥 체취해서 스포이드로 넣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엄마, 나의 아버지는 누군가요?/스포이드란다) 

나갔다 들어오니 애들이 물에 불려놓은 밥솥을 뒤엎어서 사방에 물난리가 났었다. 바닥재가 완전 싸구려라서 젖은 곳이 곰팡이색이 되어있었다. 마늘은 화가나서 애들에게 저녁밥을 안주겠다고 했지만 세시간만에 무너졌다.

질주끝에 코스트코에 도착해서 피자 한조각과 포도환타를 해지웠다. 치킨팟파이를 시식하길래 하나 먹고 빈 껍데기만 들고 돌아왔더니 마늘이 삐죽거리면서 왜 자기건 안 챙겨왔냐고 했다. 팔랑팔랑 뛰어가서 시식대를 문어다리처럼 훑는 무시무시한 중년의 팔들을 피해가며 마늘것을 쟁취해왔다. 마늘이 맛있게 먹고 약 5분 뒤 포도환타를 리필해다줬다. 우리 관계는 완벽하다.

어제 송사리가 전화를 했다. 잘 지내냐는 말에 뭔가 이런일도 있었고 저런 일도 있었고 하며 아주 횡설수설한 답을 했다. 법당이라서 길게 말하기 힘들었나 보다. 며칠 전에 전화한 보살을 송사리로 착각하고 따님 잘 지내냐고 물었는데. 법당에 놀러오라고들 한다. 법당 나가면 하도 도반을 가르치려는 경향이 강해서 좀 꺼려진다고 했더니 이제 불교대학 등록기간 지나서 안전하다며 놀러오라고 한다. 머리짧고 중성적인 외모의 중년도반들만 즐비한 곳에 어린것이 야한 옷 입고 너울대니 즐거웠었나. 별 일도 없는데 그냥 놀러오라고 말하고 싶어서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송사리의 용건은 행사관련 도움요청이었다. 전에 좀 큰 공간에서 강연을 했을 때 강당 담당자가 너무 비협조적이라며 젊은 나의 도움을 구했을 때 배트맨처럼 날아들어가 참으로 거만했던 그 무대감독에게 필요한 것을 다 얻어냈었다. 평소 물에 젖은 휴지처럼 아무것도 우기지 않고 아무런 고집도 안피워서 결국은 다 지는 내가 그런 걸 얻어내다니.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여튼 이번에도 그런 사람들이 걸렸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내일 아침에 가기로 했다. 기대된다. 마음의 평화를 찾은 중년의 얼굴은 참 매력적이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지.

고양이가 기도하듯 손을 포개고 천사처럼 잔다. 너무 이뻐서 잡아 먹어버리고 싶다. 한국어 띄어쓰기 힘들다. 이런거 가르쳐주는 곳은 없을까? 

아직 생기지도 않은 우리 아가의 언어교육을 위해 마늘과 나는 둘이 있을때면 요즘 항상 영어를 한다. 집에서 영어만 쓰고 밖에서 한국어 쓰면 영어가 조금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얼추 말하기와 듣기는 괜찮은 바이링구얼이 될 것이다. 재밌는 것은 둘이 영어를 쓰니까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한국말을 안하는 줄 알고 영어로 말한다. 당황하고 움츠러드는 눈빛, 그리고 세상의 모든 용기를 다 끌어모아 겨우 한마디 하는 그들의 모습이 재밌다. 얼마전에 호텔 베이커리에서 장난기가 발동하여 빵에 뭐가 들었냐고 영어로 물었더니 점원이 당당하게 "호두! 호두 호두!!" 라고 했었다.

시장에 가서 떡을 사다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파는 꿀떡을 부산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자라면서 먹은 꿀떡은 반달모양 색색깔이고 속에 꿀이 들었는데 부산에서 그 같은 모양의 떡을 사면 속에 팥이 들어있다. (고양이가 이젠 고개를 돌리고 쩝쩝소리를 낸다) 아줌마가 그러는데 그 떡을 부산에서 사려면 주문을 해야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부산도 떡 좀 쉽게 만들면 좋겠구만" 하면서 은근히 지역 프라이드를 내비치셨다. 대신 부산에는 깨와 설탕이 들어간 떡이 있다. 그거라도 먹어야지.

반찬 아주머니에게 시금치 무침 파냐고 했더니 시금치가 한 단에 5000원이라고 했다. 날 시금치 말고 무침은 없냐고 했더니 시금치가 한 단에 5000원이라고, 그걸 무침을 해서 팔면 자기가 뭐가 남겠냐고 생각을 해보라며 나무랐다. 그냥 없다고 하지.  
  

오전에 쓰는 일기 ekosbok

앞집 아저씨를 위해 열심히 청소기를 돌린다. 아저씨는 복도 창문을 열어놓고 한시간에 한번 꼴로 나와서 담배를 핀다. 역시 원룸아파트란 좁디 좁은 곳이라 사실 아저씨가 담배를 피는 위치에서 내 책상 의자까지는 3미터 밖에 되지 않는다. 어쨌든 털이 어쩌구저쩌구 소리를 듣기 싫어 오늘은 구석구석 열심히 청소기를 돌리고 기타 치면서 놀다가 차이코프스키를 듣고 내친김에 이불 털고 빨래를 돌리고 있다. 날씨 참 좋다. 청소기를 한바탕 돌리고 나니 땀이 난다. 차이코프스키는 피콜로와 플룻을 정말 좋아했구나. 

오늘은 코스트코에 치즈와 감자칩을 사러 가는 날이다. 설렌다.

오늘부터 10월에 있을 마라톤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훈련 첫주라 3-4km로 시작한다. 늘 두자리수를 뛰다가 한자리를 보니 우습지만 안뛴지 하도 오래되어서 우습게 볼 처지가 아니겠지. 우습게 볼 처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 I'll realize that I shouldn't have thought of it lightly. By the time I'm done with my run today, I will have cursed my arrogance at least a dozen times. 한국어에도 미래완료형이 있나? 

오랫만에 무스(머리에 무스를 너무 많이 발라서)랑 통화를 했다. 아이와 가족의 안부를 물으니 영구적 기러기라며 별거중이라고 스스럼없이 얘기했다. 혼자 사니 너무 편하다고 했다. 내게 혼자 사는 게 더 편하지 않냐며, 애를 낳으면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된다며 애를 낳지 말라고 했다.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는 방법은 다양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자식이 말 안들을 때 가장 쓰다고 했다. 그 얘기를 참 여러번 했다. 많이 힘든가 보다. 



신경전 ekosbok

앞집 아저씨와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아저씨는 계속 문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이 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냐고 묻고 나는 대충 모른다고 넘어가며 아저씨에게 창문 열고 담배피면 안되냐는 메세지를 넌지시 보낸다. 진짜로 우리집에서 나왔는지 모르는 것 같으니 스스로 알아낼 때까지 놔둘 생각이다. 이제껏 털날리는 게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는데. 하루종일 담배 핀다고 들락날락 하니까 그렇게 털이 들어가지. Get a job. 

고양이 밥을 한소쿠리 만들었다. 이젠 6키로 만들면 젓는 것도 힘들도록 대야 한가득이다. 배터지게 먹고 졸고들 있다.

비타오백 ekosbok

간밤의 꿈은 생각나지 않지만 자다가 한 여덟번쯤 깬 것 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또 잠들고 또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고 했다. 한시간 정도 자다가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보면 5분 정도 지나있었다.

오늘은 손님들과 영화의 전당에서 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러갔다. 참 긴 영화였고 첫 5분 정도는 지대로 인종차별주의적인 관점과 묘사 때문에 불편해서 몸둘 바를 몰랐지만 곧 디테일에 충실한 세트와 의상들을 보면서 영화를 찍은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면 정말 비싸고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칼라로 찍은 영화들 중 거의 처음이었다지. 칼라가 보이는 만큼 정말 의상 색들도 화려했다. 영화는 거의 네시간이었고 스칼렛 오하라는 정말 답답하고 철없는 여자였으나 그 시대 영화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철이 없더라. 그 시대 여성에 대한 관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몸이 안좋아서 손님들과의 저녁식사는 생략하고 동네 돼지국밥집으로 갔다. 아주머니 혼자서 주방, 홀, 계산대를 오가고 있었는데 아주머니 안색이 정말 안좋으셨다. 다크서클은 물론이고 얼굴이 곧 쓰러질 사람 또는 중병을 앓고있는 사람이 티비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대로 백지장처럼 창백했다. 내가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길 건너편 가게에 가서 비타오백을 사다가 아주머니께 드렸다. 고마워 하시면서 비타오백이 필요해 보이더냐고 물으셨다.

안철수가 대선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적잖은 불안함이 생겼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속편한 사람이 성격대로 느긋하게, 그러나단호하게 사람들을 이끌 수 있을까? 그 보다 그런 느긋한 사람을 사람들이 뽑아줄까? 옛날 이야기에나 나오는 현명한 왕들의 느긋함은 다 절대권력에서 나왔고 요즘 지도자들은 치밀하게, 오래 싸우는 사람이 이기던데. 야권후보로 나설 사람이 그렇게 없나. 대의가 어쩌구 말은 잘 하면서 야권통합은 언제 이루려고들. 걱정되기는 하나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제발 2004년 부시 재당선 같은 일은 생기지 않기를.

그나저나 일을 구해야 한다. 어디가서 무슨 일을 하나.

열두시 까지 가야해요 drömmar

꿈이 참 선명했다. 그제 밤 꿈처럼 지난 밤 꿈도.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었다. 방과후 아이들에게 흉기를 든 강도를 만나면 무조건 하라는 대로 해야한다는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강도가 흉기를 들이대면서돈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해요? 하고 묻자 애들의 엉뚱한 대답들이 쏟아졌다. 기다리던 어머니 한명이 손을 들고 지금 12시까지 학원에 데려다줘야 하니까 그냥 자기가 대답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빨리 끝낸다고 하고는 다른 애들에게 질문을 했다.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아서 아까 그 어머니에게 대답해 보시라고 했다. 그러자 그 어머니가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통보 편지를 받게 되는게 그 편지를 받으면 온 세상이 다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자 애들이 한명도 안 빼고 울기 시작했다. 결국 눈물바다로 교육을 마치고 잠에서 깨어났다.

소고기 대 파국 ekosbok

오늘은 아동도서와 청소년 도서 조사를 위해 책방에 갔다. 아동도서에 대한 나의 인상은 역시 현실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환타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었고, 청소년 도서에는 아직도 신파가 대세라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가 죽는다던지, 친구가 죽는다던지, 뭔가 매우 드라마틱한 내용이 나온다. 사실 요즘 청소년은 책을 읽지 않거나 똑똑한 애들은 그냥 성인들 읽은 거 같이 읽거나 아예 만화를 보는 것 같다. 순정소설을 써도 괜찮겠다. 그러나 상을 타려면 신선한 소재가 좋을 듯. 레즈비언 부모를 둔 아이의 이야기라던지, 학교폭력 가해자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 등. 아동도서를 쓴다면 스토리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동도서 특유의 어린이 문체를 완성시키기 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듯 하다. 문체가 참 유치하고 농담들 또한 매우 재미없더라.

오늘 이민 계획이 또 바뀌면서 내가 아이스링크 근처 테이블에 앉아서 남은 감자튀김을 앞에 두고 대성통곡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펑펑 울면서 제발 그만하자고 했다. 사실 중간에 떠 있는 시간이 괴롭다. 한국에 사는데 여기 사는 것도 아니고 안사는 것도 아닌 시간들이 이어지면서 내가 어디에도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미국, 캐나다, 덴마크, 이젠 또 호주. 지금 여기가 아닌 어느 먼 대륙에서 운 좋으면 아마도 살게 될 내 모습을 그려보면서 구체적인 이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다가 그 계획이 무산되면 또 다른 나라, 또 다른 도시,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나는 현재도 부산도 아닌 미래의, 어느 미지의 도시에 살고 있다. 가뜩이나 주로 머릿속에서만 살아 현실감 떨어지는 사람이 그렇게 지구본을 홱홱 돌려가며 상상속에서 온 세계를 배회하고 있으니 힘들 수 밖에. 마늘은 계속 더 좋은 대안이 나타나면 또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나도 우리 관계가 인정이 되고 안전한 곳에서 법적 혜택을 다 받으며 아이를 키울 수 있다면 한국을 떠나겠지만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위해서 지금 이 노력을 하는 게 미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6년 동안 이사를 10번 했다. 어디에 있어도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니 정붙일 겨를도 노력도 없이 6년을 살았다. 이젠 당장 정착하고 싶다. 방 두 칸에 거실하나. 욕조는 있으면 좋으나 없어도 그만. 나와 마늘, 우리의 책들, 그리고 고양이들이 또 어디론가 떠밀려 갈 걱정없이 적어도 10년은 머물 곳을 당장 찾아서 당장 가야한다.

그래서 테이블을 내리치며 통곡을 하고 나왔다. 한 모금 남은 콜라를 마늘에게 줬다. 마늘이 내게 너무 예민하다고 했다. 결론은 마지막으로 한군데만 더 해보자, 였다.

다코는 동생 고양이들을 매우 싫어한다. 방금 살구가 다코에게 다가가자 다코가 살구 따귀를 때로고 자리를 피했다. 외동 고양이 시절이 좋았다고 한다. 내게 동생이 있었다면 나도 동생을 팼을까? 동생 놀려먹는 재미에 살았을지도 모른다. 앞집 아저씨가 고양이털 날린다며 우리 복도에 "적발되면 짐승 취급을 하겠다"는 경고문을 붙여놨다. 얼마전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을때 현관문 열고 닫다가 날렸었나보다. 아저씨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싶다.

요리채널에서 '소고기대파국'이 나왔는데 지나가다가 얼핏 보고는 소고기 공급라인에 무슨 엄청난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날이 다시 쌀쌀해져서 줄무늬 쫄쫄이를 다시 꺼내 입고, 시할머니가 오메가쓰리를 너무 많이씩 먹는다며 투덜거리는 시어머니를 위해 오메가쓰리를 주문하고, 한살림에 전병과 매실원액을 주문했다. 주말에는 마니커에서 고양이들의 일용할 닭이 온다. 가슴살, 목뼈, 간을 들들 갈고 영양제를 넣어 잘 비비고 냉동실에 보관, 약 3주간 먹인다. 우리가 집에서는 거의 채식으로 일관하는 이유가 닭고기를 몇주에 한번씩 6kg 가량 갈고나면 한동안 날고기는 쳐다도 보기 싫어서인 것 같다.


내방과 내방 사이 ekosbok

나는 은둔자라서 인생이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날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급격한 체력 저하와 함께 짜증이 밀려온다. 내가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이유 또한 이 심각한 립미얼론병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내방하신 교수님 내외와 그들의 눈에 넣으면 당연히 아프겠고 자궁에 다시 넣어고 아프지 않을 게이비 (gayby = gay + baby; 동성애자 커플이 낳거나 입양한 아기) 와 부산 곳곳을 쏘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덤으로 마늘네 식구들과 소풍도 다녀온 후, 다음 손님들이 부산에 강림하기까지 약 닷새 정도의 시간이 생겼다. 

이 시간을 자거나 산에 다니며 보내고 있다. 진정한 은둔자다. 뒷산에 주로 간다. 알고보니 등산로가 사방으로 거미줄처럼 깔린 '뒷산'은 부산 4개 구에 걸쳐있고, 종주하는데 빠르면 5시간 정도 걸릴 것 같으며, 좀 뻔한 얘기지만 알록달록한 등산복과 등산장비를 갖춘 중년들로 바글거린다. 적어도 해발 1000m는 되는 산에 들고가야 부끄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장비들을 400m 남짓한 산에 들고와서 열심히도 걸으신다. 마늘은 가벼운 운동화, 나는 샌들을 신고 등산한다. 산 몇번이나 탔다고 이건 산도 아니라는 태도다. 

집에 돌아와서는 또 파스타를 만들었다. 어제 만든 참치 페스토 파스타를 내가 다 먹어치웠다고 마늘이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 식재료 마늘이 없어서 양파와 치즈만 넣었는데 파스타는 맛있었다. 알고보면 참 놀라운 음식이네. 학교 식당에서는 4년 내내 파스타 입에도 안댔었는데. 학교 뷔페 파스타가 유난히 맛없기는 했었다. 

오늘부터 일기를 매일 쓰기로 다짐보다는 결심을 했는데 (사실은 작가가 되려고, 그래서 문장력을 키워보려고, 그래서 어디가서 국어가 왜 그 모냥이냐는 소리는 안들으려고) 일기는 힘들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썼던 제출용 일기의 포맷에 너무 길들어서 그런 것 같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뭐를 했고 뭘 느꼈는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날들도 많고 매 순간 뭔가를 느끼는 것도 아니고 굳이 기록하기엔 봄날의 고양이 털처럼 날리다가 뭉치기 전까지는 형체도 알 수 없는 에피소드들의 연속인데. 

나는 종종 마늘에게 장난처럼 땡깡을 부리는데 그게 진짜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마늘이 나의 장난을 받아주다가 지치면 진심으로 떼쓴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자라는 동안 누가 나를 달래주는 사례는 꿈도 꿀 수 없었기에 그걸 이제라도 보상받겠다는 심리로 자주 땡깡을 부리고 입이 한껏 나와서 등을 돌린다. 아이가 생기면 아이에게 갈 마늘의 관심이 벌써부터 샘난다. 

한 게 별로 없으니 쓸 말도 별로 없다. 일기 내용 부실은 하루를 알차게 보내어 소재를 만드는 동기로 이어질 것인가. 와, 문장 어색하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 문장 어색하다는 말. 

오늘은 그런 날이다 ekosbok

가장의 책임이고 뭐고 싹다 내동댕이 치고 어디 쳐박혀 계속 소설만 쓰고픈 그런 날이다. 



청치마 잘 어울리는 varje dag

황제입니다. 내 편과 내 편 아닌 사람의 구분이 뚜렷하고 맘만 먹으면 큰 리더쉽이 생기나 그건 믿을 사람이 많을 때의 일이기는 하죠. 고집 세고 목적달성을 위해 그냥 룰을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믿음직스럽고 자기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든든하게 지켜줍니다. 그거 말고도 다른 것들이 있는데 때로는 사자 때로는 조련사 같아서 좋은 사람이 있으면 함께 큰 힘을 발휘하지만 조련사가 별루면 물어 버립니다. 그리고 무는 데 정신팔려 다른 것을 하기 힘들지요. 내면의 힘 또는 정신력 하나는 대단하네요. 개척정신이 있고 이기는 거 좋아해서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장군감. -_-;; 지금 장군 몬한다는 얘기는 아니구요. 운이 좋고 노력 많이 안해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따르고 이뻐하는 경향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 매우 따뜻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정신적 본능적으로 힘이 넘치면서도 아주 다정한 기운들을 가지고 태어나셨어요. 기본 바탕은 그렇고 다음달 24일 까지는 판이 휙 뒤집어지는 달이라서 한걸음 물러서서 마음이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볼 필요가 있구요. 정신적 면역력이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어요. 따뜻한 사람들을 꽁꽁 두르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2월은 좀 회복되었다가 3월 또 몸살위험이 왔다가 4월에는 아주 많이 샤방해집니다.
내년 7월까지는 사자모드 입니다. 스스로 나는 사자다, 라고 생각하시면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거예요. 현재는 우리안에 갇힌 사자시네요. 먹이가 제때 나와서 좋기는 하나 우리 안이라서 싫은. 착한 조련사가 필요해요.

지뢰문답 stulen

밟으면 무조건 해야한다. 안하면 고양이 세마리를 돌봐야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좋아하는 타입을 외양만으로 대답해보자.


표정이 밝고 곱게 늙어 바라만 봐도 따스한 아줌마.  

●연상은 좋아해?


연상. 내 응석을 받아주는 사람이 좋다. 


●휴대폰은 어떤 걸 가지고 있나요?


휴대폰은 소리에서 진동으로 바꾸기 쉽고 진동이 강해야 한다. 써놓고 보니 야하네. 전화기를 전화기 걸고 받는 것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 결론은 내 전화기가 애니콜 폴더폰인데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다. 문자가 오면 표면에 뭔가 반짝인다. 중고폰. 5만원 주고 샀다. 


●휴대폰고리는?


마녀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고양이.



●수첩은 가지고 있습니까?


빨간색 몰스킨 볼랑 노트 


●가방은 어떤 걸 사용합니까?


가장 단순한 빨간색 Jansport


●가방의 주된 내용물은?


노트북, 지갑, 아이팟, 폰, 책, 노트, 필통 


●별을 보면 무엇을 빌어?


나는 빌지 않는다. 


●만약 크레파스로 태어난다면 무슨색이 좋아?


남색 아하하. 


●좋아하는 요일은?


목요일. 주말이 다가와서 설렌다.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어제. Keira Knightly 나오는 Pride and Prejudice 


●화날 때는 어떻게 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기전에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 본다.  


●세뱃돈은 어디에 써?


시누드렸다. 


●여름과 겨울 중 어느 쪽이 좋아?


겨울이 좋아좋아. 겨울은 옷도, 찬바람도, 폭설도 다 좋아좋아. 


●최근 울었던건 언제? 왜?


우리 자기가 요즘 내가 너무 논다고 뭐라해서 서럽게 울었다. 내가 여름에 비인간적으로 일한 건 생각 안하구. 쳇. 


●침대아래에 뭐가 있어?


침대 없다!


●어젯밤 뭐했어?


우리자기랑 저녁 먹으러 백화점 지하에 갔다. 긴 줄에 서서 웨지감자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일가족이 뻔뻔스럽게 새치기를 했다. 집에 가는길에 사고로 일가족 사망하라고 저주했다. 


●좋아하는 자동차는?


폭스바겐 비틀 컨버티블. 


●좋아하는 꽃은?


데이지 


●새우?


잘 샌다. 


껄껄 varje dag

요즘은 껄껄 잘 웃는다. 한번 빵터지면 한참을 웃는다. 그제는 박씨가 '바퀴벌레 포커' 카드로 타로를 본다, 로 잘못 이해해서 웃었고 오늘은 무한도전 보다가 "저는 할머니가 두분이셨어요" 라는 길씨 대사에, 그리고 산책 나갔다가 박씨가 가로등을 달로 착각하고 "와 예쁘다" 하는 걸 보고 한참을 껄껄껄 웃었다. 뭔가 아저씨처럼. 중학교 2학년 때 웃는소리가 좀 그랬던 것 같다. 그때 난 우리반 부반장이었는데 반장이 내 웃는 소리가 거슬린다고, '그렇게 웃으면 남자애들이 너 싫어한다'고 했다. 남자애들이야 뭐 어떻든 상관 없었지만 그 후 좀 조심스레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공식적으로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중학교 3년 내내 같은반이었던 김군이었다. 약국집 아들 김군은 시커멓고 책을 좋아해서 중1때 생일선물로 내게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를 줬었다. 감명깊게 읽은 책이라며. 중학교땐 그래도 나름 남자애도 좋아하고 (물론 좋아하는 여자는 항상 있었고 남자애 때문에 가슴앓이를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해서 우린 3년 내내 '커플'이었다. 안타깝게도 김군은 내가 아줌마들을 너무 좋아한다는 걸 알고 좀 상처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제발 상처받지 않았기를. 우린 데이트 한번 안했었지만 그래도 항상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만 했던 내게도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어 자존감이 완전히 바닥나진 않았었다. 중딩때 막심 고리키를 읽으며 감동하던 똑똑한 김군은 지금쯤 취업 잘 해서 돈 잘 버는 남자가 되어있을까, 데모하러 다니는 남자가 되어있을까? 

둘째 나무는 절대 사람에 대고 꾹꾹이를 하지는 않는다. 이불에만 한다. 어차피 꾹꾹이 할거 다른 효도묘들 처럼 어깨 주물러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봉사에 관심 없다. 언젠가 박양에게 꾹꾹이를 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 참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다음에 슬퍼하는 누군가를 만나거든 토닥토닥 해주는 대신 등에 대고 꾹꾹이를 해봐야겠다.  

그루밍 varje dag

페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익명성이 보장되는 동네로 다시 오고픈 마음이 들어 돌아왔다. 쓰기 연습도 몹시 절실하다. 오랫만에 이글루스에 들어오니 포스팅하던 장소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거듭된 덧칠 위에 또 덧칠되어 손끝에 닿는 느낌이 두꺼운 플라스틱 같았던 아파트 벽. 그곳의 적막. 늦은 밤, 집에 돌아오면 화장실에 가방을 집어던지고 뽀또독 소리나는 욕조속에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드러누워 피던 담배. 피아니시모. 말보로 멘솔. 팔리아멘트. 건너편 집의 노래 잘하던 아가씨. 그 위에 옆에 살던 나랑 늘 똑같이 밤새던 아가씨. 가장 외로울 때 가장 글을 많이 쓰고 가장 소통을 많이 했었다. 지금은 외롭기 보단 허전하다. 이유는 모른다.

셋째 고양이가 그루밍을 너무 심하게 해서 아랫입술이 부었다. 색시하지는 않다. 몇년 전, 가족사진 찍으러 갔을 때 입 다물라는 사진사 아저씨 말에 입 크고 입술도 두꺼운 친척동생이 삐졌던 기억이 난다. 입은 다물었으나 삐죽거리는 채로 찍혀 10년 넘게 할아버지네 거실에 걸려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가족사진이었다. 거창한 이유보다는 가족사진을 잘 나오기 힘드니 굳이 또 돈 주고 찍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들이었던 것 같다. 그루밍을 안할 순 없으니 지칠 때 까지 하다가 자도록 내버려 두기로 했다. 지금은 나무가 그루밍 해주고 있다. 자기 그루밍을 다른 고양이에게 떠넘기는 거, 타의 모범이 된다. 폭 안겨서 그루밍 당하고있다. 상팔자. 

원서 에딩팅 하다보니 나도 대학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고싶은 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작품을 고치거나 번역하거나 할 때마다 내가 직접쓰고픈 욕구가 생긴다. 난 이렇게 그지같이 쓰지 않을거라는, 내가 더 잘 할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현상에서 의미를 두어야 할 곳은 나의 근거없는 자만이다. 30년 거저 먹었으니 또 30년 그렇게 살 수 있을거라는. 30년 또 거저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양심껏 노력하자는 다짐이 일기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지만 난 마냥 놀고만 싶다. 책보고, 영화보고, 자전거타고. 생산적인 일을 멀리하고 싶다. 열심히 살았던 유년시절을 보상받고픈 마음이거나 게으른 본성의 뒤늦은 발현이거나. 

셋째가 나무에게 안긴 채 하얀 발을 치켜들고 잔다. 

여아 고양이 입양글 stulen

부산지역 2개월 여아 왼쪽 다리 부상 고양이를 구조해왔습니다.
관절을 다쳐서 경과를 보고 회복 가능성이 없으면 세발 고양이로 살아야한다고 합니다. 

애기 얼굴 몹시 이쁩니다. ㅜ







도와주시면 매우 감사 squeezebox

김애란 작가의 <침이 고인다> 중 '성탄특선' 빼고 재밌게 읽은 단편을 2개만 골라주세요! 감사감사감사. 감을... 사. 흐흐흣 




Diana Damrau--Queen of the Night Aria, Die Zauberflöte sånger



CGV가서 Le Comte Ory를 보고 온 이후로 요즘 오페라에 푹 빠져있다. 어렸을 적에도 좋아하긴 했었지만 그건 리브레토 보며 따라부르는 정도였고, 지금은 열심히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특히 Le Comte Ory (오래백작... 오리가 나오는 줄 알았던 단순한 밀론)Diana Damrau, Juan Diego Florez, Joyce Didonato 영상들을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 이것저것 뒤적거리던 중 Damrau의 밤의 여왕을 찾았다.






저 노래를 왜 이렇게 무섭게 부르나 했더니 저 유명한 "꺄 악악악악 악악악악 아" 부분의 가사 내용이 "사라트스로를 죽이지 않으면 넌 내 딸도 아니야" 중 "내 딸도 아니야" 였다. 무섭네.

역시 연기는 중요하다. 다른 소프라노님들이 너무 곱게 서서 예쁘게 부르시는 바람에 저런 앵그리한 노래인 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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